우연히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한 영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로 총 한 편의 영화에서 3가지 이야기를 그려냈다. 옴니버스 한편당 대략 20-25여분 소요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으며 짧고 굵은 영화감상을 하기 좋다.
그중 가장 재밌게 봤던 첫 번째 이야기.
#01. 기사선생
개성공단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성민’은 개성공단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북한 직원들과 처음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납품 담당자인 '리숙희'의 자신도 모르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를 담아낸 이야기다. 기사 선생은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숙희가 성민은 서로에 감정이 알게 모르게 호감적으로 번져가고, 어느덧 납품 시간만을 기다린다. 그중에서 성민은 숙희에게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고, 감성적인 멜로디에 숙희는 음악에 매력에 빠져든다. 다시 제대로 된 노래를 들려주겠노라 약속을 하고 여느처럼 서로의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 중간에 서로가 어긋나게 되고, 엇갈린 흔적을 통해 서로를 그리워하게 된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설렘을 느낀 이야기다. 하지만 서로가 어긋남으로 인해 시작도 제대로 하기도 채 멀어지는 안타까움도 느낄 수 있었다.
#02 우리 잘 살 수 있을까?
사실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의 두 번째 이야기는 다소 몰입이 되지 않는 맥락이었지만, 남북 간의 서로가 다름의 메시지를 예비 신혼부부가 신혼준비를 하며 서로가 맞추어가는 겪는 고충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몸에 열이 많고 파인애플 피자를 좋아하는 남자, 몸이 차고, 파인애플 피자를 싫어하는 여자.
신혼살림을 하나둘씩 장만하고, 그 가운데 서로가 다름을 소소한 사건을 통해 알게 되고, 결혼에 대한 확신을 점점 주저하게 된다.
계속된 고민을 털어내려 늦은 새벽 동네 바에 방문한 여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한창 춤에 빠져 열중하고 있을 때 없어진 여자를 찾아 나선 남자는 여자를 바에서 찾게 되고, 함께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영화에서 여자는 빨간색 카디건, 남자는 청자켓. 옷의 컬러로 남과 북의 서로 다름과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모습이다.
서로가 다른 춤을 추며, 늦은 새벽까지 춤을 췄던 연인은, 다음날 피곤함을 못 이긴 채 아침을 맞이한다.
서로가 다르지만 서로의 오해를 풀어낸 연인, 때마침 뉴스에서 남북철도 횡단철도가 연결된다는 보도가 된다. 연인이 나란히 앉은 모습이 보이고. 서로 다르지만 조금씩 맞춰가는 남자(남한)와 여자(북한).
#03 여보세요.
북한에서 잘못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되는 일을 그려낸 <여보세요>를 선보인다. “남과 북의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한다.
요양원에 치매로 입원한 친엄마를 홀로 뒷바라지하는 딸. 그녀는 낮엔 식품 생산 업체에서 일을 하고, 늦은 저녁엔 상가 건물을 청소하며 하루하루를 빠듯하게 여유 없이 살아간다.
치매가 걸린 어머니는 이북에 남겨놓고 온 동생을 그리워할 때 우연히 딸 '정은'의 전화로 전화가 온다. 전화를 건 그녀도 남한에 있는 동생을 찾기 위해 전화한 것이다. 처음엔 그저 보이스피싱, 스팸으로 알고 있던 정은은 매번 통화를 하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동생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일은 수포로 돌아가며 지쳐있을 때,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그녀는 큰 도움을 준다. 전화로 잃어버린 동생인 척 연기를 하며 치매 걸린 어머니의 한을 보듬아주었던 것. 그렇게 서로가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남과 북에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가족과도 같이 기댈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메시지를 담아내었다.
치매는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했다. 소중한 추억,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고 지워지는 병이니. 내 머릿속에 기억들이 흐려지고 지워진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아름다웠던 기억, 그때 그 시절의 모습, 추억 등등.
없던 일로 되어버리고, 그 일조차 아예 인지조차 못한다면 얼마나 잔인한 병일까. 남북 서울독립영화제 통일 영화 기획전 상영작 '우리 지금 만나'를 보면서 전혀 뜬금없는 아픔이 내 가슴을 내리쳤다.
지금 건강했음을 감사하고, 곁에 있는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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